Thursday, September 27, 2007

마지막 만찬

피실험자 모으러 혹시나 찾아간 교회에서 피실험자를 구하진 못하고, 우연찮게 설교만 듣다왔다. 설교의 주제가 예수님의 마지막 만찬에 관한 것이었는데, 목사님이 본론에 들어가시기 전에 하신 질문은 "과연 마지막으로 식사를 할 수 있다면 어떤 식사를 하고 싶냐?"

그 질문을 듣자마자, 된장찌개가 보글거리며 끓고 있는 식탁에 여자친구와 마주 앉은 그림이 머리에 퍼뜩 스쳐 지나갔다.

염장질이라고 평하실 분도 계실테고, 이미 Back 버튼 눌러서 나간 분도 계실테지만... (변명의 여지는 없다.)

왈칵 눈물이 쏟아질 뻔 한 것은 왜 그랬는지 나도 잘 모르겠다. 한껏 감정을 북돋아주는 성가대의 노래소리가 가시지 않아서 일까? 아니면, "마지막"란 단어에 맘이 감정이 오른 탓인가?

모를 일이다.

그냥, 가을이 온걸까?

글은 왜 밤에 써지는 걸까?

우습게도, 낮에 각잡고 연구실에 앉아서 용을 쓰는 것이 글쓰기에는 참 도움이 안된다는 걸 오늘 또 깨닫는다. 하지만, 나이와 건강을 생각했을 때에는 좋지 않은데.

하지만, 진도를 조금 나갔다는 사실에는 감사하고 있다. 내일 하루는 컨디션 죽을 쓰겠군.

지수.

세상이 좁다...일까?

"세상이 좁을까?"

이 가여운 지구는 인구과밀에 식량/물 부족 + 온난화 + 오염으로 고생하고 있다는 걸로 봐서는 세상에 내가 아는 사람보다는 모르는 사람이 훨씬 많을 것 같다. 내가 기억하건 못하건 이제껏 만난 사람의 수를 몽땅 세어 봐도 만명이나 넘을까나?

아마, 낯선 사람이 내가 아는 사람의 아는 사람으로 판명나서 신기할 때에는 "세상이 좁다"라고 하기 보다는 "내가 만나는 사람의 폭이라니"라고 하는 편이 나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