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15, 2006

뼈속까지 엔지니어?

언젠가, 연애력 부족에 대해서 내 자신을 탓하다가, google에서 love를 찾은 뒤에 wikipedia까지 기어가서 Love란 것에 대한 문화적 언어적 정의를 따로 읽고, 세분화된 Love의 비교표를 읽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 사랑이란 연애란 것이 이렇게 수술칼을 들이댄다고 해서 알아지는 것이 아닌 것일진데, 늘상 나란 인간이 무언가를 궁금해하고 그것을 이해하는 방법은 이런 식이다. 바보같은 짓이란 생각에 브라우저를 신경질 적으로 닫아버리고, 대낮에 침대에 다시 누워버렸다.

교회에 나가서 성경읽기를 하고 있다. 수천년전에 히브루어로 쓰여진 책을 또 수차례 번역을 거친 성경이라는 것을 읽다보면 나는 짜증이 난다. 앞뒤는 맞지 않고, 노아의 방주며, 아담과 이브의 이야기며... 모든 이야기를 신화적으로 이해해야할지, 곧이 곧대로 이해해야할지 알 수 없고, 모든 것은 비유적으로 말했다는 식으로 얼렁뚱땅 넘어가는 것 하며. "성경에 모든 말씀이 쓰여 있는 것 같아요."라는 말을 하는 같은 성경공부반 친구의 말을 들을 때는, 과연 성경의 한장이라도 제대로 읽어보고 하는 말일까 하는 생각이다.

하지만, 그 친구들은 행복해 보인다. 그 믿음은 분석적 이해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니다. 간접이던, 직접이던, 아니면 세뇌던 간에 (모태신앙인 경우를 이렇게 말할 수 있을까?), 그냥 믿음으로 신을 따르고 (비록 그게 성경에 근간한 기독교나 그리스도교인지 정확한지는 알 수 없지만... 내가 보기에는 대개 개인화된 "그들만의" 신인 듯 하지만), 기도를 통해 신과 대화하는 가운데 행복해 보인다. 그 행복은 분명 내가 가지지 못한 행복이다.

그냥 좋아하고, 그냥 사랑하고, 그냥 믿는 것... 연습할 수 있는 것였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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