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unday, January 29, 2006

설날에 전화를 하고 보니...

이런 게 명절에 집에 내려가면 듣는 소린가 하는 소리를 들었다. 하지만, 멋진 아버님께서는 레토릭을 적절히 섞으셔서 맘 안 불편하게 하시는군. 유나가 고생했겠다 싶었다. 녀석, 회사 때려치고 공부하느라고 벌이도 없어서 기도 많이 죽었을텐데.

암튼,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교회에 다닌 것도 꽤 오래 되긴 되었다. 한 가지 배운 게 있는데, "감사하면서 사는 거"다. 성경 말씀이라는 둥 하면서 설교시간에 들으면 흘려듣기 좋은 소린데, 가만히 귀담아 듣고 생각해보면, 감사하면서 사는 거 참 중요한 것 같다. 욕심부리자면 끝이 없는 게 이 세상살이. 욕심부리고 있다보면, 늘 부족한 거 투성이고, 불평할 거 투성이고, 머리가 정말 아프다.

하지만, 달리 생각해보면, 감사할 게 너무 많다. "마니는 안 떨어졌나?" 하고 물어주시는 아버지도 그렇고 (유학생 아들이니 영어가 가끔 섞이신다), 기분 좋은 목소리도 이것저것 물어주시는 어머니도 그렇고 (이번 설에 목욕탕이 장사가 좀 되신 것 같기도 하다), 별 군소리 없이 내 하고 싶은 거 꾸준히 밀어주시는 교수님도 그렇고, 첫대면에 "소개팅 시켜주리?"라고 물어주던 중국계 미국인 부부들도 그렇고, 같이 밥해먹으면서 환담을 나눌 수 있는 룸메이트들 그렇고, 싱글이라고 설이라고 먹을 거 있는 곳에 불러주는 선배님들도 그렇고, "감사하다." 정말로.

이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이 질문에 갇혀서 한동안 방황했던 적이 있다만. 지금 생각해보면, 내가 세상에 있다는 것에 대해서 "왜"란 질문을 묻는 게 적절한게 아닌 것 같기도 하다. 이미 존재하는 걸 뭐. 게다가, 그 존재의 이유란게 내가 생각해본다고 알아질 것 같지도 않다.

다만, 지금 드는 생각은 세상은 감사할 거 투성이니 살아도 좋은 것 같다. 이만하면 멋진 인생 아닌가? (잘난 척이 좀 들어가긴 했다.) 지금 조금만 더 욕심을 내어본다면, 세상에 좀 보탬이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좀 더 멋진 인생이 될 것 같다.

새해에도 복 많이 받으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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